한명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옥중 비망록 공개에 파문 확산

'검찰, 한 전 총리에 현금.수표.달러 섞어 전달했다는 내용의 조서 외우게 해'

이창재 기자 | 기사입력 2020/05/15 [23:48]

한명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옥중 비망록 공개에 파문 확산

'검찰, 한 전 총리에 현금.수표.달러 섞어 전달했다는 내용의 조서 외우게 해'

이창재 기자 | 입력 : 2020/05/15 [23:48]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검찰이 적어준 '모범답안'을 외워 진술했다고 한 옥중 비망록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4~15일, 뉴스타파와 KBS.MBC 등은 한 전 대표의 옥중 비망록 일부를 공개했다. 

 

옥중 비망록을 쓴 한 전 대표는 3차례에 걸쳐 불법정치자금 9억여 원을 한 전 총리에게 제공했다고 검찰조사에서 주장했었다. 

 

당시 한 전 대표의 진술은 한신건영 사건 재판에서 결정적인 근거로 작용했고, 한 전 총리는 결국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 받아 수감생활을 했다.

 

비망록에 의하면 한 전 대표는 조사실에서 '한명숙' 총리의 이름을 듣게 됐는데 당시는 서울시장 선거를 두 달 정도 앞두고 있던 시기로 한 전 총리는 야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상태였다.

 

한 전 대표는 비망록에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성실하게 사실대로 답변해 달라"며 "협조해서 도움 받을 것인지 아니면 힘들게 해서 어려워지든지 선택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검사가 '절대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 했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출소 후, 사업 재기에 도움이 된다 생각해 검찰에 협조하기로 마음먹었고 이후 검찰의 지시대로 '3번에 걸쳐 3억 원씩 총 9억 원을 한 전 총리에 현금.수표.달러를 섞어 전달했다'는 내용의 조서를 외웠다. 

 

또한, 검찰은 자신에게 조서를 외우게 한 뒤 시험까지 봤다면서 내용을 잘 외우지 못하자 검찰이 돈을 전달할 때 한 전 총리와 통화한 횟수를 임의로 고치기도 했다고 적었다.

 

한 전 대표가 지시에 잘 따르면 검찰은 특식을 제공하기도 했는데 한 전 대표는 여기서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한만호는 없어지고 오로지 검찰의 강아지가 되었고 매일 점심이나 저녁 식사 때마다 검.수사관들의 립서비스에 마냥 흐뭇해하고 옳고 그른지 판단력은 없어졌거나 마비되어버렸다"고 적었다.

 

아울러 검찰은 한만호의 진술을 언론에 계속 유출하면서 서울 시장 선거 지지율을 점검하기도 했는데, 당시 한 전 총리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0.6%포인트 차이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같은 해 12월, 한 전 대표는 한 전 총리의 두 번째 공판에서 자신의 진술을 뒤집었는데 검찰 조사 때 인정했던 '불법 정치자금 공여'가 없었다고 진술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비망록에 "부관참시를 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진실을 밝혀야겠다고 결심했고 손꼽아 기다려서 12월20일 행동한 것"이라고 적었다.

 

또 "증인도 살아야할 생각에 너무나 절박했기에 검찰의 진술을 유지했을 것이다"라면서 "그런데 언론 기사 내용은 그런 증인의 심정이 한층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아득함뿐이었다. 거짓 진술, 사실이 아닌, 날조였기에"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의 비망록이 일부 공개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내용도 공개될 것으로 보여 한 전 대표의 비망록 내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검찰의 도덕성 문제와 법적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재 기자/micky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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