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정부안의 내용에 분노하며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장 15절)

박기문 기자 | 기사입력 2021/01/03 [14:01]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정부안의 내용에 분노하며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장 15절)

박기문 기자 | 입력 : 2021/01/03 [14:01]

 

 < 인뉴스TV/박기문 기자/사진제공=송운학님 >

 

재해기업처벌법 정부안의 내용에 분노하며 올바른 입법을 촉구한다. 

 

또한 한파주의보 속에 단식 농성중인 산재 유가족들과 노동자, 그리고 함께 
하시는 분들의 건강을 염려하기에 하루 속히 입법이 이루어지기를 촉구한다. 

“그 때에 정의와 공정을 추구하는 많은 이들이 광야로 내려가서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마카베오기 상 2장 29절)
 
지난 12월 30일 법사위에 제출한 정부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협의안은 그 입법취지와 국민
동의 청원의 염원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내용이다. 

기존의 산업재해 관련 법으로는 일터에서
의 죽음을 막지 못하기에 발의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원안을 퇴색시키고 무력화하는 것이기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
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장 15절)

아무리 이윤이 중요해도 노동자의 목숨보다 중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산업 안전’이라는 허울 속에 많은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계속 생명을 잃어 왔고, 그로 인해 유가족들의 고통은 물론 사회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을 목격해 왔다.

 
그래서 다시는 이윤을 위해 안전과 생명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이는 산업 안전을 노동자의 몫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경영자와 관리자, 나아가서는 지자체나 
행정기관장까지 ‘노동 안전’에 대한 책임을 깊이 자각하고 안전에 만전을 기하여 산재를 예방
하도록 하며, 더 나아가서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에게 ‘생명 존중’의 가치를 환기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국회에서는 국민동의 청원에 힘입어 반드시 입법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열기가 
높았고, 되풀이되는 노동 현장에서의 억울한 죽음, 즉 사회적 타살을 끊을 수 있는 기회라 여겼다. 

더욱이 산업 재해로 자식을 잃은, 비정규직이기에 죽음의 외주화에 내몰린 유가족들이 먼저 나섰고, 노동자들과 활동가,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까지 연대하여 농성을 이어가며 입법이 원안대로 통과되기를 바라며 단식도 불사하고 있다.

이러한 때 우리를 분노하게 만드는 정부의 협의안이 나왔으니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는 정부의 우매함에 개탄하며, 정부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적용 범위를 ‘1인 이상’에서 ‘2인’으로 바꾸었다.


태안화력 김용균 노동자도, 구의역 김군도 혼자 일하다 생명을 잃었다. 


또 김용균이 빠진 김용균 법으로 만들려고 하는가! 직업병은 어떻게 할 것인가? 1인 고용 사업장은 노동자가 없는 것인가? 노동자 목숨 값을 인원수로 계산

하는 것은 기업의 이윤 논리일 뿐이다. 

 

②100인 미만 사업장은 이 법이 공표되어도 2년 동안 유예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업체의 99.5%가 100인 미만이다. 

기업 경영을 위해 노동 안전을 여전히 뒷전으로 미루며 입법취지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처사이다.

③경영 책임자의 의무 규정에서 ‘위험의 외주화’ 관련 내용을 아예 삭제하였다. 

그리고 건설사와 조선사 등 발주처가 공기단축 등을 지시했을 때 책임지도록 하는 조항도 삭제했다. 다단계 하도급과 파견·용역이 다수인 현장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노동자다. 

지금의 상황에서 달라질 
게 없는 내용이다.

 

④인과관계 추정 조항도 삭제하였다. 
정부안은 가중처벌로 대체하자고 하는데, 이는 매 사건
의 책임을 분명히 밝혀낼 수 없다는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내용이다. 

⑤또한 공무원에 대해 책임을 묻는 부분도 ‘직무유기’로 분류해 특례로 처리하자고 한다. 

노동안전을 지키지 않은 인·허가 문제와 업무 지시를 하는 경영 일선에서의 책임자라면 분명히 엄중하게 인과관계를 밝혀 생명과 안전 중시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정부안은 입법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내용이므로 결코 수용할 수 없다. 

결국 2020년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통과되지 않았고, 2021년 새해 첫날에도 여전히 유가족과 노동자,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한파주의보 속에 국회와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기가 이를 데 없다. 


이제 20일을 훌쩍 넘은 단식으로 극한의 고통을 감내하며 제대로 된 입법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을 비통한 심정으로 지켜보며 반드시 원안대로 입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결의를 더욱 다지게 된다. 


“그 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요한1,4)

이에 우리는 인간 존엄성과 생명의 빛을 따르는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원안대로 제대로 제정되어 우리 모두 생명의 빛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와 행동으로 연대할 것을 천명한다. 

2021년 1월 2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가톨릭농민회, 가톨릭평화공동체,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여성공동체, 우리신학연구소,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가톨릭노동장년회 전국협의회)

 

<박기문 기자/erunsesang@hanmail.net>

  • 도배방지 이미지

재해기업처벌법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