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5.18민주화운동 관련 문서 43건 한국 정부에 제공

전두환 보안사령관 등 신군부, 12.12직후 군부내 반대 세력에 불안감 나타내

강홍구 기자 | 기사입력 2020/05/15 [23:37]

미 국무부, 5.18민주화운동 관련 문서 43건 한국 정부에 제공

전두환 보안사령관 등 신군부, 12.12직후 군부내 반대 세력에 불안감 나타내

강홍구 기자 | 입력 : 2020/05/15 [23:37]

 

 

1979년 12.12 쿠데타 직후,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미국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군부 내 반대 세력을 완전히 제압하지 못한 것에 불안감을 내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 대사는 본국에 보낸 보고를 통해 전 사령관이 쿠데타 계획을 숨기고 이같이 말하면서 미국의 도움을 원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사실은 15일, 외교부가 공개한 미국 국무부의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밀문서를 통해 밝혀졌다. 

 

문서는 모두 43건(약 140쪽) 분량으로 미국 정부가 5.18 관련 기록물을 한국 정부에 제공한 것은 처음이다. 

 

문서는 1979년 11월~1980년 12월 주한 미 대사관과 국무부 사이에 오고 간 전문으로 1990년대 후반 일부 내용이 공개됐지만 이번에 가려진 부분 없이 공개됐다.

 

문서에는 1979년 12월14일, 윌리엄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 미 대사가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전 사령관이 개인적 야심이 없다고 강조하며 최규하 대통령의 자유화 정책을 지지한다는 대화 내용이 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이에 대해 전 사령관이 12.12 쿠데타 계획 사실을 숨기려 한다고 본국에 보고했다. 

 

더불어 “전두환과 동료들은 반대 세력의 반격을 불안해했고 이를 저지하는 데 우리의 도움을 받고 싶어 한다”면서 “우리가 향후 몇 주 몇 달 동안 매우 곤란한 선택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적었다. 

 

이는 5.18의 도화선이 된 비상계엄 확대 과정에서 미국 측이 신군부에 힘을 실어줬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1980년 5월17일, 글라이스틴 대사가 계엄령 전국 확대를 전후해 최광수 대통령비서실장, 이희성 계엄사령관을 면담할 당시 최 실장과 이 사령관의 발언도 공개됐다. 

 

최 실장은 글라이스틴 대사에게 정부가 학생들에게 온건한 태도를 취한다는 이유로 군부가 비판하고 있어 계엄령에 대해 발언하기가 어렵다고 말했고, 이 사령관은 베트남식의 공산화를 우려한다고 했다. 

 

이런 사실로 볼 때, 당시 최규하 정권은 군부 눈치를 보고 있었으며 5.18이 신군부의 권력 찬탈 과정에서 행해졌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5.18 관련 연구자와 시민단체, 정치권의 의견을 수렴해 미 국무부에 5.18 관련 기밀문서 비밀 해제 검토를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작업의 핵심인 발포명령자나 지휘체계에 관한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만한 미 국방부나 정보당국의 문서는 아직 미공개 상태이다.

 

<강홍구 기자/hg7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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